[이리오너라] 4회기 수업일지 0902
이리오너라 ·
일시: 9월 2일 월요일 5,6교시
장소: 이리북중 4층 음악실, 체육실
<수업계획안>
지난 주 열띤 회의 후에, 다음 수업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가 제작할 것이 영상이니, 영상 자료를 준비하여 같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노래를 부르는 뮤직비디오, 스토리를 보여주는 뮤직비디오,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노래를 그림으로, 춤으로 표현한 영상들을 여러 개 찾아보았어요.
중학생 아이들의 자신감 고취를 위하여 초등학생들이 나오는 영상을 먼저 보여주었죠.
어쩜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잘 하는지, 완전 재미있었어요. 노래와도 딱이었죠.
아마 솜씨좋은 초등선생님이 금손으로 작업하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감동적인 영웅의 한 장면.
뽕은 뭐니 뭐니 해도 국뽕이라고. 애국심 만큼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절로 감동케 하는 소재가 없지요.
영웅은 뮤지컬 장면도 많고, 영화도 곡 별로 나눠져 있어서 수업 때 함께 보기에 좋아요.
안중근은 어린이 청소년들이 가장 사랑하는 위인이기도 하지요.
특히 남학생들이 매우 좋아하기에 더욱 좋은 것 같아요.
우리 영상이.... 이처럼 좋은 퀄리티로 나오지는 않겠지만
(제가 촬영하고 편집할 예정임으로..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한계가 있거든요. 지금이라도 미디어 센터 가서 수업을 더 듣고 싶지만... 아무래도 아이폰 11프로로 촬영하고 아이무비와 캡컷을 활용해서 편집하는 정도 이상은 어려울 것 같아요..... ㅜㅜ 애들아 미안해.)
우리의 눈을 높이고, 우리의 상상력을 높일 수 있다면, 우리 활동에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여러가지 영상을 준비했지요.
특히 이런 장면은 학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장면이기도 해요.
교실에 뜬금없는 수면 텐트, 그 속에 누운 주인공 같아 보이는 남학생, 그 학생이 부르는 노래.
우리가 하고자 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지요.
미술팀을 위하여 이런 영상도 준비했습니다. 당근 우리는 더 잘 그릴 수 있어요. 자신감 뿜뿜이었습니다.
재미나게 볼 때는 좋았지요. 우리가 만드는 영상이란 게 저런 거구나 생각할 수 있었구요.
그런데 유투브에 그 많은 영상 중 민요로 만든 것은 없더라구요.
새삼 우리가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하하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찍을 영상은
민요 뮤직비디오다.
거기에 뮤지컬처럼 장면이 들어갈 수도 있다.
조선 시대 장면이 나올 수도 있고, 그와 유사한 현대의 상황을 보여줄 수도 있다.
그림으로 보여줄 수도 있다. 우리가 노래를 부르고 그것을 녹음하여 사용할 것이다. 등등...
그리고, 그 스토리는 전쟁이다.
전쟁을 주요 소재로 삼은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큰 위험의 순간이자, 갈등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전쟁 전후의 상황을 상상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
그 전쟁은 바로 임진왜란이다. 지금 너희에게 있어서 임진왜란 같은 일은 무엇일까?
시험이요~ 친구랑 싸운 거요~ 등등등....
그래.. 바로 그거야... 블라블라블라...
그리고 나서 이제 각자 자기가 어떤 분야로 표현하고 싶은지 이야기 나누었어요.
연기, 노래, 미술 이렇게 세 종류인데, 너희들이 하고 싶으면 인형극을 할 수도 있다고 얘기해주었어요.
전 시간에 본 영상 중 인형극 영상도 있어서 어떤 인형극을 할 수 있을지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었어요.
미술이 많았고, 노래가 많았습니다. 안타깝게 연극은 별로 없었어요.
하지만, 선생님의 [보이지 않는 손] 흠.... [보이는 손]과 합리적인 설득 작업으로 몇 명이 이동하여 아슬아슬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대로 모둠이 구성되었습니다. 큰 불협화음 없이 이만하면 순조롭게 구성된 것 같아요.
우린 어쨌든 학생 중심 프로젝트 잖아요.
그리고 모둠 별로 이야기를 나누며 분야를 선택한 이유와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내 인생에 있어서 일과 전쟁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확실히 소그룹으로 나누니 이야기가 더 잘 진행되더라구요. 장소를 이동하니 풀어지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어디 한 번 잘 잡아봐야겠어요. 흐흐흐
아이들과 아둥 바둥, 옥신각신 만들어갈 시간들이 조금씩 기대가 되었습니다.
수업 후에 모둠 별로 이야기 나누면서 개별 아이들에 대해 느꼈던 부분과, 앞으로의 대처 방안에 대해 나누었어요.
그림 팀에서는 적극적으로 인형극하고싶어하는 친구가 있어서 인형극 팀도 만들어졌다고 해요.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 중요하니,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재료들은 준비해봐야겠어요.
연극 팀은....... ㅠㅠ 열심히 하는 친구들과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 섞여있었습니다. 뭐, 수업이란 항상 그렇지요.
이 안에서 아이들이 수동성을 놓고, 능동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학교예술교육의 묘미 아니겠어요?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대상을 만나서 수업 하는 연극강사다보니,
초기에는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학생들이 보여주는 수동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왜 그 어떤 공간보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수동적인 자세로 학습에 임하는가? 에 대해 생각하며 나름의 답을 구하였지요.
학교 밖에서 만나게 되면 훨씬 능동적이고 자유롭게 소통하게 되거든요. 정말 고민이 되더라구요.
우선은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서'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생활도 의무이고 공부도 의무이기 때문이지요.
학교는 세계 시민, 민주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의미를 배우고, 익히는 공간이니까요.
가르치는 것을 배운다는 의미가 아직도 우리에게 상호적이라기 보다는 일방향적인 경우가 많아서 이기도 해요.
한 교실에 30여명이 함께 있어 공부한다는 것은 교과 수업이라하더라도 주로 지식 전달식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지요.
진도도 나가야하니까요. 그래도 요즘은 다양한 수행 평가도 많이 하는 것 같긴 해요. 그나마 이전보다 나아진 점이겠지요?
하지만, 이젠 그런 고민들은 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히려 수동적인게 당연하지요. 무엇이든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상황을 견주고 있는 걸 수도 있지요.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우리 수업이 학생들이 마음껏 자신을 드려내고 표현할 수 있는 누울 자리가 되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다음 한 주는 쉬고, 그 다음 주는 추석이라 쉬고,
그 다음 주에 만납니다. 슬슬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할 순간이 오고 있습니다.
18회기라는 긴 호흡 동안 으자자자 !
잘 만나보자구요.
스스로를, 함께 할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