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오너라] 7회기 수업일지 1007
이리오너라 ·
일시: 2024년 10월 07일 월요일 5,6교시
장소: 이리북중학교 (4층 음악실, 1-4반 교실, 예술 놀이터)
<수업안>
7회기 시작입니다.
지난 주 모둠 수업 후 강사 회의를 하고, 각 팀 아이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영상의 시놉시스와 노래를 구성하였어요.
강사들이 생각도 못했던 것들이 아이들의 아이디어로 덧붙여지니, 쫌 더 멋진 듯. 재미있어지고 있습니다.
배고파 타령과 먹자타령, 요리사 타령과 쿠우타령 모두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하하하
가사 하나하나 재미있지 않나요? 안 할 듯하면서 열심히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점점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모둠 활동으로 진행되니 아이들과 소소한 소통이 되어서 강사들도 살 것 같아요.
게다가 오늘은 28명이 전원 출석한 날이에요.
함께 활동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예뻐 보입니다. 중학교 1학년 녀석들을 사랑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중간 중간 문제적 요소들이 없는 것 아니며, 눈에 밟히는 말과 행동들이 있지만,
일주일에 한번 만나서 예술 활동을 하는 예술 강사로써 학생들과 어떻게 만나며, 어느 정도까지 개입할 수 있는 지가 고민이 됩니다.
말과 행동이 감정적이고 거칠어지기 쉬운 중학생 시기에,
자존심 때문에 화나고 기분 나쁜 것을 숨기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할 수도 있는 학생들이기에
그냥 넘어가야 할 때와 짚고 넘어가야 할 때가 고민이 됩니다. 이 부분을 담당 교사 선생님과 논의해야 할 순간이 온 것 같기도 합니다.
우야동동, 열심히 연습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를 바탕으로 어떤 장면들이 들어갈지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종이 인형극과 연극 팀의 연기, 노래와 그림이 어우러진 장면들.
촬영과 편집은 연극 강사인 제가 맡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첫 곡은 실험 대상입니다. 잘 종합해서,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어 볼게요.
각 팀 별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설명한 후에, 모둠 별로 나누어져 활동을 했습니다.
연극팀은 지난 주에 했던 즉흥을 바탕으로 정리해 온 대본을 나눠주고, 바로 촬영에 들어갔어요.
지난 시간에 아이들이 무심코 했던 말들이 대사가 되어 나타나자, 아이들이 깜짝 놀라더군요.
바꾸고 싶은 경우는 바꿔도 된다고 했어요. 위에 대본은 수정 전이고요, 몇몇 대사들이 수정되었습니다.
지금 너희들이 하는 말들이 대사 된다고 설명한 후, 이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할 지 물어보고 한 마디씩 대사를 정하게 했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즉흥으로 연기하는 장면을 촬영해서, 대본을 정리했어요. 설명을 다 하고 함께 진행했지만, 실제 대본으로 마주하니 느낌이 달랐나봐요. 강사가 설명하는 것과 학생들이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기회는 있지요. 바꾸고 싶다면 바꾸면 되지요. 다만 자기 대사는 자기가 생각해야 하지요. ㅎㅎ
영상은 CUT가 있어서 참 좋습니다. 한 줄 씩 대사를 외우고 촬영을 진행했어요.
막상 촬영하자고 하니, 부끄러워하면서도 잘 하더라구요. 부끄러워하는 모습 그대로 잘 촬영했습니다.
카메라로 촬영하고 싶지만, 스마트폰으로 촬영했습니다. 스마트 폰으로 영화도 찍는 세상인걸요.
노래팀은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하였지요. 악기도 연주하고, 모내기 춤도 추었어요.
그림팀과 인형극 팀은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채색을 하였답니다.
이번 시간은 요~~ 열심히 작업하는 시간이었어요. 90분 안에 이 모든 걸 해야 했기에 바쁘게 움직였지요.
열심히 따라와 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아무도 모르게 요기에다만.... ㅎㅎ 그건 아니고요, 수업 시간 중에도 많이 칭찬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대놓고 칭찬하고, 예뻐해 주면 싫다고 틱틱 대도 다들 좋아하더라구요. 포인트는 진심 담기. 마음은 어떻게 든 전달되는 것 같아요.)
다음 시간은 음원 녹음을 진행한 후에, 인형극 장면을 촬영하고, 그 후에 노래팀의 연주 장면과 모내기 장면을 촬영한 후에, 연극팀의 노래방 장면을 촬영하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지나가는 학생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했어요. 그래서 저희 셋이 회의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어느덧 강사들의 옷도 두꺼워졌어요. 10월이 되었습니다.
매 수업 후 1시간씩 회의를 하고 있어요. 오오오.... 너무 길어요. ㅠㅠ 하지만, 해야 할 이야기들은 함께 나눠야 하니, 어쩔 수 없지요.
모둠 별 수업 시에 관찰되는 모습들, 학생들의 수업 태도와 진행 방향에 대한 논의를 해요.
서로의 관점과 의견이 다르기도 하고, 일치 되기도 해요. 다른 점이 있을 때는 방어적으로 변하는 마음을 느끼게 되요.
나에게 나의 경험이 있으니, 상대의 경험은 잘 안 듣게 되네요. 점점 꼰대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균형 있게 서로의 의견을 맞추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강사가 두 명이었다면 서로 싸웠을지도 모르겠어요. 세 명이다 보니, 서로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사이에서 중재가 되는 것 같아요.
결국 정답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학생들과 함께 얘기 나누며 연습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각자가 깨닫게 되지요.
조금 더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열고, 진심을 들으려는 노력도 필요한 것 같아요.
내가 지금껏 해왔던 방식을 고집하지 않으려는 노력도요. 걱정보다는 기대를 하려고 해요.
융복합이고, 팀작업이기에, 내가 모르는 미지의 영역을 믿음으로 함께 나아가야 하는 것이 필요해요.
스스로에게 계속 이야기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