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테이션_1학년 2반_0502_1차시
놀당놀당 ·
<참여예술가> 김민경, 김지옥, 류희연
<참여교사> 김한나(음악), 최병훈(사회)
<교육대상과 인원수 및 교시> 1학년 2반 (24명) _ 2~4교시
<교육장소> 신엄중학교 음악 교실
<교육내용>
프로젝트 소개(최병훈 선생님, 김민경 예술가)
2주간 A4용지를 활용해서 무엇을 할까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짝 활동)
6개 단어 중에 한 가지를 정해서 나의 질문 만들기
- 반짝반짝, 우물쭈물, 막막한, 긴장되는, 설레는, 두근두근
- 3~4명 친구만나서 서로 질문하고 답 주고받기
- 가장 인상 깊은 친구 답 공유하기
초대게임, 일상 관심사 게임, ~하는 사람 자리 바꾸기
일상생활 정지장면으로 표현하고 발표하기(모둠활동)
예술 탐험가 노트에 오늘 인상 표현(글, 그림, 색 등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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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는 예비종이 있었다. 수업 종이 치자마자 어디선가 아이들이 와르르 음악실로 들어왔다. 책상을 정리하고 무대 위에 악기가 보이지 않게 커튼을 치고 커다란 동그라미로 의자가 세팅되어 있는 것을 흥미롭게 보았다. 몇 몇 친구들은 오늘 연극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처음 보는 나에게 표현하기도 했다. 그 아이들이 기대한 연극은 무엇이었을까? 최병훈선생님과 김민경예술가가 전체 오리엔테이션을 짧게 해주셨고 즐거운 활동을 위한 안전을 이야기하셨다. 연극 선생님이 내가 2주간 A4용지를 활용해서 친구들과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의아해했다. 친구들 얼굴만 서로 쳐다보기도 했다. 생각나는 대로 짝과 함께 아무말대잔치를 해보라고 했더니 어색해하면서도 이야기들을 시작했다. 그림을 그릴 것이다. 무엇을 만들 것이다. 기록할 것이다. 종이비행기를 타고 멀리가고 싶다.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짝과 나눈 이야기를 공유했다. 솔직히 시간이 더 있었다면 아이들이 이야기 했던 것을 가지고 충분히 놀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처음에 6개의 단어를 가지고 나의 질문을 만드는 것을 막막해했다. 질문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선생님들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시간이 걸렸지만 아이들은 하나, 둘씩 질문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질문은 막막한, 긴장되는 단어로 연결되는 질문이 많았다. 이 순간 질문을 만들어야하는 것도 막막했고,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는 것도 긴장되고 혼자 집에 있을 때도 벌레와 대치상황에 놓이는 것도 긴장되고, 버스를 놓치면 40분을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헐레벌떡 뛰어가면서도 긴장되고, 좋아하는 이성과 한 공간에 있는 것도 긴장되고 두근 두근거리고 요즘 설레이지 않는 이유는 이라는 철학적인 질문도 나왔다. 가장 설레이는 아이스크림은 이라는 질문에 엄마는 외계인이라고 친구의 답을 아이들은 매우 즐거워했다. 별것도 아닌 단어 하나로 질문을 만들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을 좋아했다. 아이들 대부분은 서로 짝 활동할 때, 질문에 대한 답을 묻고 단답형으로 대답을 들었다. 답에 대한 이유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활동에 대한 준비를 했다.
놀이의 속성을 직관적으로 감각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아이들 사이의 관계와 역동 속에서 리듬과 속도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본능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서 매우 좋았다. 서로 친하다는 이유로 남자아이들은 거친 표현이 가끔 나왔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들과 예술가들이 함께 즐거움을 나누기 위한 안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모두 남녀 간에 서로 잘 어울려 짝 활동, 모둠활동을 잘 수행했다.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고 부끄럽고 목소리는 작아서 잘 안들렸지만 어느 친구하나 빼지 않고 자신의 역할과 해야 할 표현을 그들만의 방식대로 잘 보여줬다. 발달장애를 가진 친구가 처음 질문하고 짝꿍과 이야기 나눌 때는 그것에 관심이 없어서 그 아이가 좋아하는 글이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한 곳에 책상과 의자 여러 가지 재료를 주었다. 자신이 요즘 관심 있는 티비 프로그램부터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릴 때 예술가들이 그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2반 아이들이 그 친구와 함께 놀이를 하는 모습도 매우 인상 깊었다. 자신의 생각에 빠져있거나 그 아이의 순서에 바로 반응하지 못할 때도 옆에서 자연스럽게 도와주면서 함께 노는 방법을 찾았다. 4교시에는 도움반에 가야해서 함께 즉흥활동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일상생활을 즉흥적으로 모둠별 번호를 부르면서 정지장면을 표현하는 것을 매우 즐거워하고 신나했다. 학교 등굣길, 쉬는 시간, 점심시간, 급식실, 버스 안에서 상황,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일, 운동장, 학교신발장 앞 등등 일상의 모습을 잘 포착해서 그 인물로서 상황에 맞게 적확하게 간단한 대사로 표현하는 모습이 대단해보였다. 특히, 아이들은 한 모둠, 한 모둠 표현하고 발표하는 모습을 누가 뭐라하지 않더라도 서로 집중하면서 보고 응원해주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다. 또한, 발표를 할 때, 모든 사람들이 다 잘 보일 수 있도록 자신들의 몸의 방향이나 함께 표현하는 친구들과의 시선과 각도를 알아서 변화시키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예술 탐험가 노트에 다음 시간에 대한 기대감과 오늘 활동에 느낌을 거침없이 그러나 진중하게 다채로운 방법으로 표현하는 모습들도 매우 감각적이었다.